인턴? 전공의? 전문의? 다 의사야..? 슬기로운 의사생활
약 10년도 전.. 의사가 되고싶다고 막연하게 생각만 했던 꼬꼬마 중고등학생 시절
대학병원 카탈로그를 보면서 진료과목 밑에 진료교수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각 과마다 제일 밑에 '전공의' 라는 분이 있어 아 이런 이름이 흔한가..? 왜이렇게 많지...? 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웃기고 귀여운(?) 발상이었다.
성이 '전' 씨이고 이름이 '공의' 인 사람인 줄 알았던 것이었다..
내가 이랬던 것처럼 의학쪽에 종사하는 분이 아니라면, 아니.. 의사가 아니라면 인턴? 전공의? 전문의? 이게 다 뭐야 다 의사라는 거야? 호칭이 너무 헷갈리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원래 아예 이런 명칭들을 접할 기회가 없어서 궁금해 할 기회(?)도 없었을 테지만, 요새 인기를 얻고 있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이하 슬의생)에서 이런 명칭들이 나오면서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정리해보려고 한다.
먼저 내가 앞선 글에서 언급했듯이 의대는 6년 과정이다. 궁금하신 분들은 앞 글 읽어보고 오시길 :)
의대 6년 졸업을 하고, 무사히 의사국가고시를 통과하게 된다면 ! 의사면허증을 받게 된다 ^^
대개 2월경에 의사면허증이 나오게 되고, 의과대학 졸업을 하게 된다.
이때부터 바로 개원하여 의사로 활동(?)하여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갓 졸업하고 임상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대부분은 인턴, 전공의(레지던트) 과정을 밟게 된다.
(물론 다양한 길이 있고 인턴, 전공의 과정을 밟지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장 일반적인 경우를 설명드립니다 :) 체감 상 90프로 이상은 이 과정을 거칩니다)
1. 인턴 : 1년 (3월~ 그 다음해 2월까지)
: 우와 나도 의사라니! 하지만 무슨 과 의사냐고 묻지는 마세요.. 아직 과를 정하지 않았답니다.
갓 졸업하고 말그대로 면허증에 '잉크도 마르지 않은' 의사다. 수련병원에 들어가 1년동안 여러 과를 돌면서 경험하며 일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의 경우 한달마다 각각 다른 과를 돌았다. 주로 내,외,산,소 라고 불리는 필수과(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는 모든 인턴이 거쳐가고, 나머지 과들은 돌게 되는 과도 있고 돌지 못하는 과도 있다.
인턴때는 주로 술기(ABGA, L tube, Foley insert.. 등등 , 이것에 대해서는 더 자세히 글을 써보겠다) 를 수행한다. 예를 들어 내가 내과 인턴이라면, 내과 병동을 담당하며 주치의(주로 전공의)가 처방낸 술기들을 수행하게 된다. 사실 처음에는 어색하고 어렵지만 나중이 되면 손에 익어 정말 일이 익숙해지게 된다. 멋진 의사의 모습을 상상했다가 마주친 현실은 '의사' 면허가 있는 사람이 무조건 수행해야하지만 별도의 사고과정이 딱히 필요하지 않은 '술기'를 시행하고, keep하고 ... 소위 말해 아무도 하기 싫어하지만 의사가 해야하는 일을 수행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과정에 대해서는 할말이 많기 때문에 더더 나중에 자세히 써보겠다 !
아무튼 일년동안 여러 과를 돌면서 내게 맞는 과를 찾아간다. 즉 , 의사가 되었다고 하면 무슨과에요? 라고 묻는 분들이 많으신데, '인턴'에게는 나는 '무슨 과' 의사입니다. 라고 말할 수가 없다. 아직 나에게 맞는 과를 탐색하는 과정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인턴 과정을 하며 나에게 맞는 과를 찾았다면, 그 과의 전공의가 되기 위해서 11월경 원서를 쓰고, (전국 병원이 모두 동일하다) 이후 12월경 전국 인턴들이 모두 함께 전공의 시험을 보고, 면접을 보고 합격한다면, 3월부터 드디어 '전공의'가 되어 일을 시작하게 된다.
2. 전공의 (대개 4년 , 특정과는 3년입니다) = 레지던트
: 아직 내과 '전문의'는 아니구요, '전공의' 입니다.
인턴 과정을 소개하면서는 쓸말이 많았는데, 나는 아직 전공의가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부터는 글이 길어질 것 같지는 않다 :) 아무튼 위에 언급한 이런 과정들을 통과(?)하고 나면 '특정 과'의 전공의 (=레지던트) 생활이 시작된다.
나의 전공을 정해서 그 전공에 대해 자세히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제 어느 과 의사에요..? 라고 하면 어렴풋이 대답할 수 있게 된것이다 (!) 물론 전문의는 아니지만
보통 이 과정은 4년이다. 그래서 레지던트/ 전공의 1년차, 2년차, 3년차, 4년차 라고 부르게 되고 , 레지던트는 전공의와 동의어라고 생각하면 된다. Resident.. 집에 못가고 병원에 사는 사람이라서 레지던트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하곤 한다. 특히 1년차, 2년차 등 저년차 시절에는 일도 익숙하지 않고 당직이 더 많은 경우가 많아서 매우.. 바쁘고 .. 힘들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 최저시급이 안되는 월급을 받으면서 젊음을 갈아넣어서 일한다.
전공의 4년차가 끝나가면 이제 특정 과의 전문의가 되기 위한 '전문의' 시험을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내과로 설명하자면, 내과 '전공의' 3년차 말에는 (내과는 전공의 과정이 3년제이다) 내과 '전문의'가 되기 위한 '전문의' 시험을 보게 된다. 이 시험을 통과해야 '내과 전문의'가 되어 나는 내과 의사입니다!! 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이 시험이 광범위하기 떄문에 과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전공의 마지막 연차 9~11월말에는 전문의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뒷방'에 들어가서 공부하는 시간을 가진다. 일을 줄여주고 시험준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 시험도 무사히 통과하셨다면 당신은 '내과 전문의' 입니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라구요...?
>만약 여기서 남자분이고 군대를 아직 다녀오지 않았다면.. 대부분의 남자 의사들은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군의관/ 공중보건의로 이때 군복무를 수행하게 된다.. 무려 3년이다... ㅠㅠ
펠로우 과정을 바로 들어갈 수 없고 , 전공의 4년 마치고 군대 3년을 다녀오면 펠로우 과정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3. 전문의 (대개 1-2년, 혹은 그 이상..) / 펠로우
: 이제 가운의 길이가 짧아졌어요 !
여기서부터는 정말 선택의 과정이라고 보시면 된다.
전문의가 되었다면 이제 임상경험도 나름 풍부하고 어디 가서 혼자 펑션(function)을 할 수 있는 정도가 되기 때문에 대학병원에서 벗어나 밖의 병원에서 전문의로 일을 시작하는 분들도 있다. 사실 이런 분들이 더 많다.
하지만 여기서 좀 더 공부를 하고 싶거나,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펠로우 과정을 거치기도 합니다.
주로 내과, 외과의 경우에 펠로우 과정을 밟는 분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예를 들어 내과 전문의가 되었다고 하자.
내과 안에도 다양한 분야( 순환기, 호흡기, 소화기 등등...)가 있는데 이 세부분과를 정해서 그 특정 분야에 대해 더 수련을 받는 과정을 펠로우 과정이라고 한다.
순환기 펠로우라면 심장분야에 대해서 더 자세히.. 심혈관시술등에 대해 더 자세히 수련받으며 배울 수 있고, 소화기 펠로우라면 내시경을 보면서 더 배운다거나.. 이런 식이다 :) 그 후에 '분과전문의'가 되기 위한 시험을 보면 '순환기 분과 전문의'가 되는 것이다.
펠로우가 되면 엄연한 전문의이기 떄문에! 가운이 짧아진다. 드라마에서 교수님들이 입던 그 가운! 짧은 가운을 입는다.
그래서 슬의생2에서 외과 장겨울 선생님이 해가 지나고 펠로우가 되어서 가운이 짧아진 것이다 :)
대개 1-2년 펠로우 과정을 거친다.
체감상 의대 졸업 후 90퍼센트 이상은 인턴 과정을 하고,
그 중에서도 90퍼센트 이상은 특정 과 전문의가 되기 위한 전공의 과정을 거치고,
그 수련과정(3년or4년)을 마치고 전문의 시험을 통과하게 되면 특정 과 전문의가 된다.
그 이후 더 세분화된 과의 전문의가 되기 위해 펠로우 과정을 밟기도 한다.
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나에게는 너무 익숙한 이야기인데 설명하려고 하니 글이 장황해진 것 같은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